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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소리 나면 뛰고 숨고 마지막엔 싸워라"

'탕.'   28일 오전 10시 20분쯤 로즈미드 고등학교에서 큰 총성이 울렸다. 4명의 총격범은 막무가내로 총격을 가했고 이로 인해 사망자와 부상자가 속출했다.   순식간에 조용했던 학교는 연기와 총소리로 가득 메워졌다. 그러나 곧이어 출동한 경찰이 헬기까지 동원해 범인들을 제압했고 경찰들은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은 채 주변을 수색하고 쓰러진 부상자들을 구조했다.   실제상황을 방불케 했던 이날 현장은 학교 총격 대응 훈련이었다. LA 카운티 셰리프국, LA 카운티 소방국, 특수기동대(SWAT), 전술 및 생존부대(TAS) 등이 한자리에 모였고 SWAT의 헬기까지 동원된 이례적인 초대형 훈련이었다.   훈련 시나리오는 전형적인 인질극으로 총격범이 4명이며 경관이 제일 먼저 출동했을 때를 가정했다. 현장에는 이미 총격 대응 훈련을 자원한 시민들과 학생들, 경찰들이 각각 사망자, 부상자 등의 역할로 나누어 배치됐다.   훈련이 시작하기 전 알렉스 비야누에바 셰리프 국장은 "학교 내에서 총격이 일어났을 경우 생존을 위한 3가지 단계가 있다"며 "첫째 뛰기, 둘째 숨기, 마지막으로 뛰거나 숨을 상황이 안 된다면 주위에 모든 것을 사용해서 맞서 싸우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로즈미드 경찰국의 폴 시고 국장은 "이번 훈련을 통해 총격범이 도망갈 길이 없도록 완전하게 제압하는 법을 배우고 연습했다"며 "1~2분 내에 사건 장소에 출동할 수 있도록 더욱 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발생한 유밸디 초등학교 총격 사건 이후 교사들도 총기를 소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비야누에바 국장은 "전국 어디에서나 총격 사건이 일어나고 있으며 최근 들어 그 횟수가 잦아져 유감"이라며 "그러나 교사가 총기를 소지하는 건 좋은 생각은 아닌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그는 "교내 경찰이나 경관들을 더 중점적으로 훈련을 시키는 것이 더 나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TAS의 마이크 하딩 경관은 "범인은 주변의 가위, 손전등 같은 모든 것들을 흉기로 사용할 수 있다"며 "총격범인 경우, 신고자는 경찰의 빠른 진압을 위해 총격범의 위치, 숫자, 인상착의 및 무기 종류 등을 최대한 정확하게 알려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LA 카운티 내 학교에서 총격 대응 훈련을 매달 할 것이라고 밝힌 비야누에바 국장은 훈련을 마치며 "모두가 오늘 훈련한 경험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며 "다만 이런 심각한 상황이 실제로 벌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김예진 기자셰리프국 학교 빌라누에바 셰리프국장 초등학교 총격 총격 대응

2022-07-28

[프리즘] 흔들리는 치안 시스템

어느 나라든 유난스러운 것들이 있지만, 미국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사건을 꼽자면 총기 난사와 경찰의 차량 추격일 것이다. 이 두 가지는 그 빈도와 강도에서 다른 어느 나라와도 차별화되는 가장 미국적인 것이다. 또 미국이 총기와 자동차의 나라라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지난달 24일 텍사스주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도 초기 보도를 보면 지금까지 벌어졌던 총기 관련 사건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18세 고등학생이 초등학교에 들어가 어린이 19명과 교사 2명을 총기로 살해했다는 사실은 따로 떼어내면 이런 참극이 없다. 하지만 올해 들어 대량 총기 사건이 213건, 학교 내 총격만 27건이 발생했다는 사실에 비추어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 정도면 일상화된 참극이다. 이 모든 일이 총기 합법의 틀 안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면에서 시스템화된 참극이라고도 부를 수 있다. 총기 생산과 판매, 소비도 시스템이고 사건 발생 이후의 논란과 논쟁, 수용, 결말도 마치 정해진 루트를 가는 것처럼 보인다. 과정은 조금 다를 수 있지만, 결말은 정해진, 장르가 된 비극이랄까.   논쟁이나 해법도 사건처럼 반복적이다. 충돌하는 주장의 핵심은 두 가지다. 한쪽에서 “총이 문제다”라고 시스템을 지목하면 다른 쪽에서 “사람이 문제다”라며 개인의 일탈을 지적한다. 시간이 흐르면 총기 관련 시스템 자체를 바꾸자는 주장은 잊히고 총기 판매와 구매를 조금 엄격하게 하는 법률만 남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어디선가 다시 참극이 반복된다.   이번 사건에도 등장한 군용 돌격 소총과 합법적인 구매 연령 논쟁, 범죄 예고, 총알 1657발 대량 구매, 315발 지참, 142발 발사 같은 심각성이 결말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지 의문이다.   오히려 롭 초등학교 총격 사건이 이전과 전혀 다른 것은 치안 시스템의 와해다. 한두 가지 정도가 아니라 모든 문제가 한 번에 터진 것처럼 보일 정도다.     우선 범인이 학교로 들어간 문은 열려 있었다. 학교 안전 프로토콜에 따르면 이 문은 닫혀 있는 것은 물론 자물쇠로 닫아 놓아야 한다. 사건 당시 학교 경찰은 현장에 없었다. 더 큰 문제는 초기 발표 때는 경찰이 총격전을 벌였다고 얘기했다.   용의자가 학교에 도착한 시간이 오전 11시 28분. 그로부터 35분 뒤인 오후 12시 3분 한 여학생이 911에 전화해 범인과 같은 교실 안에 있다고 신고했다. 몇 분 뒤 유밸디교육구는 페이스북에 캠퍼스가 전면 폐쇄됐지만, 학생과 교직원은 건물 안에 안전하게 있다고 공지했다. 12시 3분에 신고했던 여학생은 911에 두 번 더 전화해 여러 명이 죽었고 학생들이 남아 있다고 알렸다. 이 사이 경찰은 학교 안으로 진입하는 대신 울부짖는 부모를 막거나 수갑을 채웠다. 이로부터 34분 뒤에야 현장에 출동한 국경순찰대가 학교 안으로 진입해 범인을 사살했다.   사건이 벌어진 78분 동안 치안 시스템은 방임 상태에 가까웠다. 코로나19 이후 치안 시스템이 느슨해졌다고 하지만 롭 초등학교 사건은 제대로 작동한 것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이런 상황이라면 총기 관련 시스템을 바꾸는 것은 그나마도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도 있다. 당장 치안 시스템을 제대로 작동하는 것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 LA에서는 미행강도와 떼강도, 좀도둑으로 그 어느 때보다 치안 시스템이 불안하다. 최근 가주에선 라구나우즈 교회와 새크라멘토 유흥가에서 대형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그나마 치안마저 흔들리면 언제 어디서나 작게 끝날 사건도 대형 참극으로 번지는 인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   여론이 들끓자 교사 무장론에 이어 방탄 문과 유리를 설치하는 학교 요새화 주장까지 나왔다. 요새화는 할 수도 있겠지만 잠그기로 한 문이 열려있는 시스템 해이까지 막지는 못할 것이다.   안유회 / 사회부장·국장프리즘 시스템 치안 치안 시스템 총기 난사도 초등학교 총격

2022-05-31

총기난사 때 학교경찰 없었다…범인, 제지없이 교실로 난입

텍사스주 초등학교에서 총격으로 어린이 19명 등 21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사건 당시 총격범이 학교 경찰의 제지를 전혀 받지 않고 교실로 난입해 ‘학살’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텍사스주 공공안전부는 26일 기자회견에서 총격범 샐버도어 라모스(18)가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고 텍사스주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에 난입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발표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24일 사건 당일 픽업트럭을 타고 학교에 도착한 라모스는 길 건너편 행인 2명에게 여러 발의 총을 쏜 뒤 학교로 들어갔다. 이어 자물쇠가 채워지지 않은 문을 통해 학교 건물로 진입했다.   경찰관들은 4분 뒤 학교에 도착했지만, 라모스는 4학년 교실에서 바리케이드를 치고 몸을 숨긴 채 대치했다.   이후 국경순찰대 소속 전술팀이 교실로 들어가 라모스를 사살하기까지 1시간이 걸렸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라모스가 텍사스주 유밸디 롭 초등학교로 진입했을 때 학교 경찰이 제자리에 없었다고 보도했다. NYT는 텍사스주 사법 당국이 작성한 사건 타임라인을 토대로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롭 초등학교에 배치돼 있어야 할 학교 경찰관은 차에 탑승하고 있었고, 911 첫 신고 전화를 받고서야 뒤늦게 학교로 달려갔다.   하지만, 라모스는 이미 총을 쏘며 열린 뒷문을 통해 학교로 진입했고, 교실에서 아이들을 향해 AR-15 소총을 난사했다.   NYT는 당초 학교 경찰이 라모스와 학교 바깥에서 총격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또 학교 경찰에 이어 유밸디 경찰서 소속 경관 2명이 출동해 교실로 진입하려 했으나 라모스가 쏜 총에 맞아 쓰러졌다.   타임라인에 따르면 희생자 대부분은 라모스가 학교에 도착한 지 몇 분 만에 나왔다.     NYT는 “초등학교 총격 사건을 둘러싼 세부 내용이 알려지면서 경찰의 대응을 놓고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학부모들은 학교 바깥에서 소식을 기다렸고 경찰이 학교에 빨리 들어가 범인을 제압할 것을 촉구하며 울부짖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총기난사 학교경찰 학교 경찰관 텍사스주 초등학교 초등학교 총격

2022-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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